“생각해볼게요”
영업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해볼게요.”
딱 잘라 거절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진행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뭔가 여운을 남기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
그대로 믿고 기다렸다가 연락 오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냉정하게 말하면, 많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후배에게 했던 코칭을 바탕으로
“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의 심리,
그리고 그 순간 세일즈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의미
예전에 함께 일했던 30대 초반의 후배가 있었습니다.
성실하고 진중한 성격의 친구였죠.
그런데 어느 날, 고객 미팅을 마치고 이런 보고를 하더군요.
“대표님, 고객이 생각해본다고 해서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조용히 불러서 물어봤습니다.
“고객이 왜 그렇게 말했을까? 진짜로 생각해볼 마음이 있었을까?”
후배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유를 하나 꺼냈죠.
“만약 네가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어. 그런데 그 여성이 다른 남성 2명도 동시에 만난거야.
너는 먼저 여성과 사귀기 위해 연락처를 물어보고 만남을 제안했어.
그런데 그 여성이 ‘생각해볼게요’라고 했다면…
넌 어떻게 할거니?”
후배는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습니다.
“글쎄요… 그럼 그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시 시도하거나, 다른 접근을 해볼 것 같습니다. 다른 남성들이 접근하기 전에요.”
그렇습니다.
"생각해볼게요"는 상황을 유보한 것이지,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그걸 단순히 ‘좋은 신호’로 받아들이고 기다리는 것만큼 위험한 행동은 없습니다.
2. 흐름
“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이 나왔을 때
우리는 종종 그 말 자체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말이 어떤 흐름에서 나왔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 제안 설명 중간에 나온 “생각해볼게요”는
→ 관심이 떨어졌거나, 이미 다른 후보와 비교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제안이 끝나고 나온 “생각해볼게요”는
→ 타이밍을 고민 중이거나, 내부 승인 절차가 남아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 가격 설명 이후 바로 나온 “생각해볼게요”는
→ 예산 부담 또는 가성비 납득 실패일 수 있습니다.
즉, 같은 말도 타이밍과 맥락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말합니다.
“그 말 자체보다,
그 말이 어떤 흐름에서 나왔는지를 생각해보면
고객의 진짜 마음을 읽는 단서를 보게 될거야.”
3. 신호
후배는 제 질문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찾고,
점진적으로 여성에게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그거였습니다.
‘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은 마무리 멘트가 아니라,
대화를 더 열 수 있는 신호입니다.
그 말이 나왔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합니다:
- “혹시 지금 고민되시는 포인트가 있으실까요?”
- “여러 제안을 비교 중이신가요?”
- “만약 한 가지라도 확신이 부족하셨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이 질문은 고객의 마음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망설이는 이유를 같이 탐색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겁니다.
그 자체가 신뢰로 연결됩니다.
결론, “생각해볼게요” 진짜 의미는 대화 흐름속 신호입니다.
영업 현장에서 “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알겠습니다, 결정되시면 연락 주세요.”라고 끝내는 사람과,
“혹시 어떤 부분이 고민되세요?”라고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사람 사이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큰 차이가 생깁니다.
고객의 “생각해볼게요”는
진짜로 시간을 달라는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 말에는 종종 불확실함, 부담, 비교, 혹은 거절의 완곡한 표현이 숨어 있습니다.
그 말이 나왔다면,
우리는 더 스마트해져야 하고,
더 부드럽게 다가가야 하며,
무엇보다 더 정확히 해석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말합니다.
“고객의 말을 문자 그대로만 해석하지 마세요.
고객의 말이 나온 흐름과 진짜 의미를 찾아보세요.
그래서 세일즈는 기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