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뻐요 할 때 - 숨은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영업을 하다 보면
고객으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지금 좀 바쁘네요.”
“회의가 많아서요.”
“일단 정리되면 연락드릴게요.”
처음엔 속상합니다.
뭔가 내가 무시당한 것 같기도 하고,
왜 나의 제안이 관심 밖이 되었을까 자책도 하게 되죠.
하지만 저는 오랜 시간 고객을 만나며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게 됐습니다.
“정말 바쁘신 거다.
그리고 지금 당신이 하는 말은
그분의 바쁨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낮은 것이다.”
고객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 제안이 고객의 일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1. 우선순위
제가 담당했던 한 고객은
정말 ‘전형적인 바쁜 고객’이었습니다.
전화하면 늘 이렇습니다.
“지금 미팅 중이에요.”
“잠시 후 임원 보고가 있어서요.”
“오늘은 협력사 일정이 꽉 찼습니다.”
바쁘다는 말이 입에 붙은 분이었죠.
그렇다고 고객이 저희 제안을 싫어하신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 이야기’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던 것뿐입니다.
그럴 때 저는 억지로 설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생각했죠.
“이 고객님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가치를 줄 수 있는 아이디어다.”
2. 가치
그 고객님과의 미팅을 어레인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하나였습니다.
“이득이 될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화나 메시지를 드릴 때에도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 최근에 경쟁사에서 새롭게 시도한 콘텐츠 방식이 있는데
이걸 반영하면 상부 보고 시 반응이 꽤 좋을 것 같습니다.”“오늘 오전 업계 뉴스 중에 팀장님이 추진하시는 전략과 연결되는 사례가 있어서요.
짧게만 정리해서 공유드릴게요.”
이렇게 말하면
아무리 바쁜 분도 귀를 기울입니다.
그건 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필요한 가치’였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바쁘다는 이유로 무례하게 구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시간을 ‘쓸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판단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기준에 맞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고객은 언제든 시간을 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3. 시간을 냅니다.
제가 배운 건 이것입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걸 줄이는 만큼,
고객이 듣고 싶은 걸 말하는 능력이 늘어난다.”
바쁜 고객에게 접근할 때
중요한 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짧게, 정확하게, 고객의 목적과 연결된 가치를 꺼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고객이 어떤 보고를 하는지,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지를
관심 있게 관찰하고, 맥락을 읽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고객의 시간에 들어가기 위해선,
그 시간 속에 함께 가치를 줄 수 있어야만 합니다.
결론, 바뻐요 할 때 가치로 우선순위를 올려 시간을 내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말을 들으면
기회를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분명하다면
고객은 반드시 당신을 다시 찾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바쁘다는 말에 주눅들지 마라.
그 말은 ‘지금은 아니다’라는 뜻일 뿐이다.
그리고 고객의 시간을 다시 얻고 싶다면
그 시간에 넣을 ‘가치’를 먼저 준비해라.”
고객은 바쁩니다.
하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메시지를 꺼내는 사람에게는
항상 시간을 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