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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실수 팀 미팅, 마케팅팀, 사전 인터뷰

by 세일즈 챔프 100 2025. 4. 11.

사전 인터뷰 장면

제안서 실수

영업을 하면서 가장 큰 배움은 실수를 통해 얻습니다.
특히 B2B 제안은 단 한 번의 프레젠테이션으로 계약이 결정되기도 하고,
단 한 번의 실수로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날의 실수는 저에게 뼈아픈 교훈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제 영업 철학을 세우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첫 번째 B2B 제안서 실수, 그리고 그날의 2억 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팀 미팅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당시 저는 꽤 잘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에 웹 시스템 유지보수 제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전산실 담당자와는 미팅을 여러 번 진행했고, 요구사항도 이해했습니다.
담당자 분이 저를 신뢰해주셨고, 회사 내부에서 마케팅팀까지 포함된 프레젠테이션 일정을 잡아주셨죠.

당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전산 담당자가 내부적으로 조율했을 테니, 저 분 말만 잘 반영하면 된다.’
그래서 마케팅팀과는 별도의 사전 미팅 없이, 전산실 측이 알려준 방향대로 제안을 준비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발표 당일, 프레젠테이션은 잘 시작됐습니다.
전산 시스템의 효율, 백업 체계, 속도 개선 등 제가 준비한 내용은 전산실 기준에서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죠.

그런데 마케팅팀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습니다.
질문도 없었고, 반응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발표가 끝났을 때는 인사도 없이 조용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뭐가 문제였지?’
그날 이후 추가 미팅 요청은 오지 않았고, 프로젝트는 경쟁사로 넘어갔습니다.
몇 일 뒤, 궁금함에 재방문해보니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케팅팀은 본인들의 관점에서 아무런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을요.

 

 

 

2. 마케팅팀

전산실 담당자와의 미팅은 뼈아쁜 시간이었습니다.
말씀은 아끼셨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뇌리에 남았습니다.
“마케팅 쪽에서… 좀 아쉬웠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저는 모든 팀을 만나보지 않은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왜 사전에 마케팅팀과 한 번이라도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마케팅팀은 “데이터 시각화”, “캠페인 분석 지원”, “UI 개선” 등의 니즈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전산실은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무 책임은 전산실이 맞지만, 업체 선정은 두 팀이 의논해서 결정하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저는 이번 일로서, B2B 제안의 핵심은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감과 수용’을 얻는 과정인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쪽의 니즈만 반영된 제안은 반쪽짜리 제안입니다.
특히 실무부서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조직일수록, 프레젠테이션의 준비는 훨씬 더 입체적이어야 합니다.

 

 

 

3. 사전 인터뷰

그날 이후 저는 중요한 원칙 하나를 세웠습니다.
제안서보다 먼저, 사전 인터뷰가 우선이다.

제안이란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구조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듣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 부서의 관점을 기준으로 전체 제안을 구성하는 일은,
고객사의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간과하는 위험한 접근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어떤 B2B 제안이든,
발표에 참석하는 부서가 여러 팀일 경우, 반드시 각 팀과 사전 미팅을 요청합니다.
만일 고객이 바쁘다는 피드백이 돌아온다면 10분, 전화 한 통이어도 좋습니다.

  • “이번 프로젝트에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 “현재 업무 흐름에서 불편한 점이 있으셨는지요?”
  • “혹시 이번 제안에서 한 가지 꼭 다뤄졌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만으로도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고,
그 내용은 제안서 곳곳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고객은 자신의 ‘니즈’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서에서 볼 때 비로소 집중하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결론, 인터뷰안에 답도 있습니다.

그 날의 프로젝트 규모는 약 2억 원이었습니다.
금액도 중요했지만, 더 아쉬웠던 건 신뢰를 잃은 경험이었습니다.
전산실 담당자는 저를 추천했고, 내부적으로 열어준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제안은 고객사의 조직을 이해하고, 다양한 입장에 귀를 기울인 뒤, 그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일입니다.

그 날의 실수 덕분에, 저는 후배들의 제안서를 검토할 때에도, 먼저 사전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잘 들여다보고 있으면 고객 요구사항안에서 중요한 해답을 발견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